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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주식이야기

[주식좀비 2화] 운동회날

by 이웃집주식남 2020.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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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주식좀비 2화

운동회날

 

아무 생각없이 여의도 한강대로에 기대어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불현듯 초등학교 운동회날이 떠올랐다.


난 청팀이었고

박 터트리기 경기가 시작되었다.

 

박을 향해 모래주머니를 힘차게 던지고

던지고 던지고 던지고


운동장에 떨어진 모래주머니를 주어

던지도 던지고

터질듯 말듯, 열릴듯 말듯

박이 터지기만을 기대하면 한없이 던졌다.

 

땅에 떨어진 모래주머니를 집기 위해

고개를 숙일 찰나

 

"펑~!!!" 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졌다.

"와~~~"

 

드디어 터졌다.
우리 청팀이 아닌 백팀의 박이...


서로 하이파이브하는 백팀을 보며
집어들었던 모래주머니를 손에서 떨군다...


열심히 던졌는데

우리팀 박은 왜 터지지 않았을까...

 

박을 터트리기 위한 전략도 없이

무작정 던진건 아닌지...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백팀 박은 쉽게 터지게 살짝만 붙여놓은건 아닌가?

그 어린 시절에도 세상을 의심했다...

 

어쩌면 난 주식시장에 내돈만 던졌지

대박을 터트리기 위해

그 어떤 계획도, 공부도 없이

무작정 주식을 매수하고 가만히 기다렸다는걸 깨달았다.

 

무조건 장기투자하면 된다하지 않았나?

아무리 떨어지는 주식이라도 장기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하지 않았나...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다시는 주식 안한다 했음에도

끝없이 주식을 생각하고 생각하는 내 모습이 안타까웠다.

 

대박을 터트리고 싶었던 나의 젊은 시절,

오히려 쪽박을 터트리고!!

 

손실 금액만큼을 다시 벌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니 괴로웠다.


다시 한강을 쳐다본다.
주식으로 실패한 사람들은 왜 한강에 몸을 던졌을까?

나의 젊은 20대, 30대

어렵게 모은 1억이 반토막나서 5천만원이되다니...
헛웃음이 자꾸 나왔다.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야~~~~" "이런 미친~~"

"내가 몰 잘못 했는데....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거냐!!!"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질러도

내 소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잡음일 뿐
그 누구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이 드니 어디론가 뛰고 싶었다.

달렸다. 또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숨이 차올라 심장이 터질 것 같아도 멈추지 않고 달렸다.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가슴이 강하게 뛰기 시작했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내가 보였다.

 

"그래!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

"난 살아날 수 있다"

 

 

💬 3화


작가 : 이웃집주식남

장르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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