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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주식이야기

[주식좀비 3화] 10원이라도 싸게

by 이웃집주식남 202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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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주식좀비 3화

10원이라도 싸게

 

저녁시간이 다되어 집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계속 달리고 달렸더니 목이 너무 마르고

샤워하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이미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아내가

"아니~ 왜 전화연락도 안되고. 무슨 일있어여?

어휴. 왠 땀.

평소 운동도 안하던 사람이 오늘 뭔일이래여?

어여 씻고 식사하세요.

당신이랑 먹으려고 기다렸어.

어여 씻고 나오세여."

 

아내를 보자마자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을 움켜지고 샤워를 했다.

 

평상시 같으면 문을 열고 샤워했을터지만

그날 만큼은 문을 닫았다.

 

샤워를 하면서 나도 몰래 눈물이 났다.

도무지 내가 무엇을 잘 못 했기에

돈을 잃었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더 밀려오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아내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오징어 볶음 먹어봐여. 된장찌게도~"

"그런데 전화하니까 전화기 꺼져있다던데

배터리가 떨어지지 않게 충전을 좀 해."

"급한 일 생기면 어쩌라구 충전을 안하시는지..."

 

나에게 말 걸어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이것도 저것도 먹어보라고 말하는 아내에게

아무 말도 못했다.

 

식탁위에 올라온 반찬들을 보니

10원이라도 싸고 좋은 재료들을 고르기 위해

매장과 시장을 돌아다녔을 아내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어릴적 엄마와 시장가서 10원, 100원, 1천원 깍아가며

물건 사시던 엄마의 모습이 폭풍치듯 기억에서 스쳐지나갔다.

 

손실금 5천만원...

 

그렇게 준비하고 준비했던 유럽가족여행을

몇번이고 다녀올 수 있는 금액이고

 

부모님께 매달 1백만원씩, 4년동안 드려도

남는 돈이고,

 

아내가 필요하다던 식기세척기며 건조기를

몇대 살 수 있는 금액인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답답했다.

답답함에 답답함이 더해지니

멍때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내가 매도를 하게 된 것 자체가 납득이 안되었다.

분석할 시간이 필요했다.

 

어느 순간부터 실패의 길을 걷게 된건지

파악해볼 시간이 필요했다. 

 

아내가 잠들기만을 기다렸다.

 

 

💬 4화


작가 : 이웃집주식남
장르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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