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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주식이야기

[주식좀비 6화] 꽃들에게 인사를

by 이웃집주식남 2020.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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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주식좀비 6화

꽃들에게 인사를

 

단톡방에서 탈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그간의 세월이 허무했다.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머물렀을까?

무슨 부귀영화를 꿈꾸었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물었다.

 

묻는다고 답이 있겠나.

그걸 아는 사람이라면

그 단톡방에 가지도 않았고

갔어도 바로 나왔을테지...

 

-50% 손실

말이 오십퍼센트지.

본전을 찾을 수 없다는 건 누가봐도 뻔한 일이었다.

 

매도를 하면 그날 회사일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 같아

오직 매도를 위해 하루 휴가를 신청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머리가 복잡했다.

매도 버튼을 눌러 손실을 확정짓는 다는 것은

그간 보낸 시간도, 돈도 다 날아간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에 고민을 했다.

 

그렇게 잠을 한숨 못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 6시

평상시와 같이 출근하는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

 

걷고 걸어서 도착한 곳이 양화대교,

오랜만에 걸었더니 숨이 차고 힘들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자전거를 대여했다.

한강 바람과 마주하며 자전거를 탄지 오랜만이다.

 

자전거를 타고 마포대교에 도착하니

오전 9시

 

주식장이 열리면 바로 매도 하겠다는 마음이 흔들렸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천천히 달렸다.

달리면서도 매도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복잡하고, 심장은 뛰고, 손에는 땀이 났다.

아찔함에 울렁거렸다.

 

한강대교에 도착.

자전거를 세우고 걸었다.

 

한강주변에 핀 꽃들을 보니 세상이뻤다.

한강길을 따라 달리는 분들보니 세상 건강해보였다.

나란히 앉아 이야기 나누는 젊은 커플을 보니 세상 젊어보였다.

 

세상은 생각하는데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간 주식에 빠져있던 탓에

세상의 모든 걸 잊고

300% 수익이라는 돈만 쫒은

나의 젊은 5년이 너무 아까웠다.

 

젊음이라는 시간을 돈으로 바꿀 수 있을까?

없다. 돌아올 수 없다.

돌아갈 수는 없지만 더 늙기 전에 멈출 수는 있다.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에

반드시 매도해야한다.

 

한강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했다.

세상을 향한 미안함에 인사였다.

 

헛된 망상에 빠져

갚진 노력없이 돈 벌려했던 죄송의 인사였다.

 

고개숙인 나의 어깨를 다독여주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꽃들 앞에 앉아 물끄러미 쳐다보니

나에게 미소를 보내주는 듯했다.

 

무당벌레도, 벌들도

바삐 바삐 그들의 삶을 사는 모습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한강대교로 올라갔다.

핸드폰을 꺼내 증권앱을 실행한다.

 

손바닥에까지 땀이 흐르고

닦아도 닦아도 땀이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갈등, 고민, 걱정, 근심

그런 나의 모습이 안타까웠을까?

 

매도의 신은 나의 손가락을 밀어주었다.

 

💬 1화

 

 

주식좀비 시즌1 끝


주식좀비 시즌2 작성중

 


작가 : 이웃집주식남 
장르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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